어둠을 지향하는 공간에서도 그것이 어느 만큼 어두운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빛이 필요하다고 했던 루이스 칸의 말처럼 공간의 지각은 ‘보는 것’에서 시작되며 건축적 의도를 탐미하는 ‘보는’ 행위는 빛을 지각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건축공간을 정의하는 필수적인 요소임에도 그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건축의 형태, 재료와 같은 물리적 요소와 분리될 수 없는 빛은 오랜 건축의 역사를 관통하는 건축가들의 탐구 대상으로 가늠할 수 없이 많은 의미가 정의되어 왔다. 빛을 통해 건축의 고전적 엄숙함과 신성함, 근대적 투명성과 균질성을 부여했던 시기를 지나 기술적 진화를 통해 공간의 물리적 골격을 굴절시키기에 이른 지금, 보다 적극적으로 공간에 생동의 입김을 불어 넣고 있는 빛과 건축의 관계를 어떻게 재정의 할 수 있을까?

2021 한국건축설계학회 회원 초대전에서는 지난해 “색의 건축”에 이어 “빛과 건축”이라는 보다 고전적인 주제를 현대적 관점에서 다양하게 해석하고 논의해 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